Z세대, 원격 근무뿐 아니라 교회도 온라인으로
현재 교계의 영역은 계속 축소되고 있다. 한국 미국 교계 등 주요 교단마다 교인들이 감소하다 보니 현실은 암울하다. 앞으로 기독교의 미래가 될 젊은 세대는 더더욱 교회를 외면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젊은 세대의 성향을 파악하고 그들을 품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 특히 이민 교계의 문제는 교회들이 언어 문화적으로 다른 한인 2~3세들을 수용할 수 있는 제도적 준비가 제대로 돼있지 않다는 점이다. 지금부터라도 준비를 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있다. 이민 교회 연령 구조 역삼각형 형태 언어 문화 등 차세대와 괴리 커져 교회마다 젊은층 감소 문제 인지 미래 위한 연구, 대안 등은 미비 종교 기관 역할에만 충실한 건물 다음 세대 위해 다용도로 변해야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 청년 사역을 담당했던 목사 김모씨는 "딱 10년 전과 비교해봐도 분위기가 분명히 달라졌다"며 한숨부터 쉬었다. 김 목사는 "요즘은 목회자들도 청년 사역을 담당하는 것을 기피하는 추세"라며 "교회 내 젊은 세대가 확연하게 줄어든데다 특히 이민교회에서 한인 청년들의 감소세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추세는 팬데믹 사태 이후 더욱 극심해졌다는 게 교계의 전언이다. 가뜩이나 교회로 향하는 발걸음이 줄어든 가운데 팬데믹을 거치면서 비대면 예배가 활성화된 것이 원인이다. LA지역에서 유년부를 담당하는 전도사 박모씨는 사역 현장에서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체감하는 중이다. 박 전도사는 "아이들은 보통 부모를 따라 교회로 오는데 팬데믹 이후 성인 교인들도 많이 감소하다 보니 자연스레 유년부도 예전만 못하다"며 "해마다 유년부가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였는데 팬데믹 이후 이러한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큰 틀에서 보면 교세 감소 이면에는 이민자 감소 저출산 교회에 대한 신뢰도 하락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하고 있다. 갈수록 교회 내 연령별 구조가 역삼각형 형태로 고착되는 이유다. UCLA 유헌성 연구원(사회학)은 "교회뿐 아니라 학교 역시 10~20년 전에 비해 저출산 등의 여파로 학생 수가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특히 한인 이민자 한국어 사용 등 이민교회만의 구조적 특수성을 고려하면 교계는 인구 구조적 변화에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제는 'Z세대'가 대세다. Z세대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태생으로 규정된다. 사회적으로도 이들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그만큼 기성세대와의 괴리가 있다. 일례로 미국 최대 장로교단인 미국장로교(PCUSA)만 봐도 34세 이하 각 연령별 비율은 모두 5% 미만인데 그중 Z세대에 해당하는 청소년 교인의 상황은 매우 암울하다. PCUSA에 따르면 지난해 신앙고백을 한 청소년은 5708명이다. 이는 2016년(1만1243명) 2017년(1만716명) 2018년(9578명) 2019년(9023명) 2020년(5319명) 등 계속 줄고 있다. 특히 2016년과 비교하면 신앙고백을 하고 정식으로 교인이 된 청소년이 불과 10년도 안 돼서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점은 심각한 상황을 방증한다. 오렌지카운티 지역 한 교회에서 청년부 소그룹 리더를 맡고 있는 제니퍼 조씨는 "Z세대는 우리 세대와 달리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고 삶의 질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며 "신앙 역시 교리적인 부분이나 기독교 자체에 대한 고민보다는 그것이 개인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더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최근 기독교 싱크탱크인 스프링타이드연구협회(SRI)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Z세대는 대체로 ▶형식적인 종교적 행위나 제도권 종교에 얽매이지 않음 ▶종교나 신앙에 대한 고찰보다는 자신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을 선호 ▶종교적이기보다 스스로 영적인 것을 추구 ▶종교 활동을 원하지 않음 ▶종교 기관에 대한 불신 ▶종교의 영역 내에서보다 일상에서 더 종교성을 찾고자 함 등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기독교내 젊은 세대가 계속 감소하고 있지만 교회마다 젊은층 감소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등은 정작 미비하다는 점이다. 한인 2세 크리스 윤(프린스턴신학교)씨는 "현재 한인교회들이 이민 1세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급진적으로 구조적 변화를 추구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교회마다 젊은 세대를 품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미래'보다 생존을 위한 '오늘'을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민교회는 타교회와 달리 언어적 문화적으로 여러 가지로 특수성을 지닌 집단이다. 이민교회는 크게 한국어를 사용하는 1세대 교인들과 영어를 사용하는 2세들로 구성원이 나뉘는데 언어로 인한 차이는 사고방식 문화적으로 각종 괴리를 낳는다. 사실상 신앙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모이지만 이면에는 다양성의 차이로 인한 이질감이 존재한다. 어바인 지역 데이브 노 목사는 "2세들도 당연히 교회에서 친목을 도모하지만 1세대가 추구했던 친목의 방식과 목적에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며 "미국화 된 2세들은 사람을 만날 때 상대방의 국적 출신 등을 궁금해 하거나 굳이 '코리안'인지 여부를 묻지 않는다. 1세대처럼 상대 나이조차 궁금해 하지 않는다. 그런 점만 봐도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팬데믹 사태로 인한 인식의 변화는 교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례로 비대면 예배가 활성화하면서 기존 교회 운영 방식에 상당한 변화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대학생 자녀를 둔 교인 갈렙 정(52.풀러턴)씨는 "아들이 팬데믹 사태 이후 교회 출석을 하지 않고 있는데 온라인 예배를 선호하기 때문"이라며 "젊은 세대가 회사에서만 원격 근무를 하는 게 아니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종교계에도 그러한 현상이 생겨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니 한(36.LA) 목사는 "Z세대가 앞으로 기독교의 주요 세대가 될 텐데 종교계 역시 그에 따른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며 "예를 들면 기존 종교 건물의 용도도 많이 달라질 것 같다. 종교 기관의 기능만 감당할 수 있는 오늘날 교회의 하드웨어가 갈수록 종교와 거리가 멀어지는 다음 세대에게 어떤 용도로 수용될지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온라인 원격 이민 교회 종교 기관 이민자 감소